24억 들인 용담저수지 둘레길 진입로 막혔다…100여 가구 ‘통행 대란’사유지 30여m 차단에 농사용 차량 진입 못해…캠핑장·과수원·논·낚시터 피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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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둘레길 이용객들의 불편을 넘어 농사용 차량의 진입이 막히고 캠핑장과 과수원, 논, 낚시터 등의 접근에도 차질이 발생하면서 주민 생업과 재산권 문제로까지 갈등이 번지는 모양새다. 특히 주민들에 따르면 차단된 도로를 이용해 온 가구가 100여 가구에 이르는 데다 도로 안쪽에는 수백 기의 묘지가 있어 추석을 앞두고 성묘와 벌초 차량의 통행 문제까지 불거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트랙터도 농사용 차량도 못 들어간다” 농민들 발 동동
문제가 된 곳은 용담저수지와 접한 사유지 농지 약 30여m 구간이다. 해당 토지 소유자가 이곳에서 농사를 짓겠다며 기존 통행구간을 차단하면서 주민들이 차량을 이용해 안쪽으로 진입하기 어려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피해가 우려되는 것은 농민들이다.
주민들에 따르면 차단구간 안쪽에 논과 과수원 등 농지가 있지만 농사용 차량과 농기계의 진입이 어려워지면서 영농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캠핑장과 낚시터 등도 해당 도로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통행 제한이 장기화될 경우 이용객 감소 등 영업상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주민들은 “둘레길 산책을 못 하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다”며 “농사를 지으러 들어가야 하는 차량부터 농기계까지 통행하지 못한다면 생업과 직결된 문제가 된다”고 호소하고 있다.
추석 앞두고 또 다른 갈등…“수백 기 묘지 벌초 차량은 어떻게 하나”
더 큰 문제는 차단구간 안쪽에 있는 묘지다. 주민들에 따르면 해당 도로를 거쳐 접근해야 하는 묘지가 수백 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석을 앞두고 벌초와 성묘가 본격화하면 차량 진입을 요구하는 묘지 연고자들과 농사를 이유로 통행을 제한한 토지주 사이에 마찰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도로 차단을 놓고 주민들과 토지주 사이의 입장 차이가 커지면서 갈등의 골도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번 문제를 단순히 토지주의 통행 차단 책임으로 돌리기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수년간 자기 농지 무상으로 길 내준 토지주…시 공문이 갈등 불씨
해당 토지주는 그동안 자신의 농지 일부를 별도의 대가 없이 통행로로 제공해 주민들과 둘레길 이용객들이 통행할 수 있도록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농지를 실제 농업경영에 이용하지 않을 경우 관계 법령에 따른 조치를 받을 수 있다는 취지의 용인시 공문을 받은 뒤 더 이상 통행로로 제공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해당 농지에서 직접 농사를 짓기로 했다는 것이 토지주 측 입장이다.
결국 주민들에게 길을 열어주면 농지를 제대로 경작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농사를 지으면 주민들의 통행로가 막히는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한 셈이다.때문에 이번 갈등은 토지주와 주민 간의 단순한 사유지 분쟁이 아니라 농지 관리 행정과 공공 둘레길·농로 정책이 충돌하면서 발생한 구조적인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24억 들여 둘레길 만들고 관리비만 5억5000만원
용인시 자료에 따르면 용담저수지 둘레길은 처인구 원삼면 원양로 422 일원에 총연장 4.1㎞ 규모로 조성됐다. 시는 2015년 실시설계를 거쳐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차례에 걸쳐 공사를 진행했다. 실시설계비 2000만원과 1차 공사 4억8000만원, 2차 8억5000만원, 3차 5억원 등 조성공사비만 18억5000만원이 투입됐으며 자료에 명시된 전체 투입예산은 시비 100%로 24억원이다.
조성 이후에도 상당한 관리예산이 들어갔다.
시가 작성한 자료를 보면 2017년부터 2026년까지 관리예산은 총 5억5000여만원이다. 올해에도 둘레길 사용료와 예초작업, 시설 보수, 야자매트 정비 등에 1억2701만6000원이 편성됐다.
막대한 시민 세금을 들여 조성하고 매년 관리예산을 투입하는 둘레길임에도 사유지 30여m의 안정적인 통행권을 확보하지 못해 전체 둘레길과 농로 이용에 문제가 발생했다면 사업 초기부터 토지 이용관계를 보다 면밀하게 검토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용인시도 “사실상 방법 없다”…주민들은 토지 매입 요구
용인시 역시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해당 토지주와 통행 문제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를 시도하고 있지만 서로의 입장 차이가 커 현재로서는 사실상 뚜렷한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행정기관이 “방법이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해당 토지는 용담저수지와 직접 접하고 있을 뿐 아니라 둘레길 이용객과 농민, 주변 시설 이용객, 묘지 연고자들의 통행과 연결되는 곳인 만큼 공공성이 상당하다는 주장이다.
주민들은 토지주 개인에게 계속 무상 통행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용인시가 해당 토지 매입을 적극 검토해 갈등의 근본 원인을 해소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한 주민은 “개인 땅을 수년간 아무런 대가 없이 길로 사용했다면 언제까지 토지주에게 희생만 요구할 수도 없는 문제”라며 “100여 가구의 통행과 농사, 수백 기의 묘지까지 연결된 길이라면 용인시가 토지를 매입하거나 적법한 통행로를 확보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결국 30여m의 사유지가 24억원을 들인 4.1㎞ 둘레길뿐 아니라 주민들의 생업과 농로, 캠핑장·낚시터 등 시설 운영, 성묘와 벌초까지 영향을 미치는 상황으로 번지고 있다.
주민과 토지주 간 갈등이 더 깊어지기 전에 용인시가 단순 중재를 넘어 토지 매입이나 대체 진입도로 확보 등 실질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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